상호관세(reciprocal tariff)를 90일간 유예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유예 기간 내 주요 교역국들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정상들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위해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거나, 미국에 대한 행정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15일(현지 시각) 워싱턴주 시애틀 남쪽 렌턴에 있는 보잉 공장에서 촬영된 737 항공기 동체의 모습. / AFP=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트남은 최근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3억 달러(약 4259억원) 규모의 신형 항공기 구매를 위한 금융 계약을 체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의 승인을 강행하고, 15억 달러 규모의 트럼프 대통령 전용 리조트 건설 승인을 앞당겼다.베트남은 미국으로부터 46%의 상호관세를 부과받았다. 이는 2018~2019년 1차 미중 무역전쟁 당시, 베트남이 중국을 우회한 수출 통로로 주목받으면서 미국의 최대 무역 적자국이 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1235억 달러(약 176조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중국과의 무역 적자 폭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미국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다른 지역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태국은 미국산 옥수수 사료를, 유럽연합(EU)은 미국산 대두와 LNG 구매를 늘릴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국 또한 관세 인하를 위한 협상 카드 중 하나로,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참여를 검토 중이다.인도는 오는 2030년까지 미국과의 교역을 5000억 달러(약 711조 원)로 거의 늘리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지난주 백악관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현재 74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인 대미 무역 흑자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는 주요 곡물 수입처인 아르헨티나에서 미국산 제품 구매를 고려해 관세 협상에서 진전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WSJ는 “많리빌딩 코리아박양수 지음/아마존의나비320쪽 | 1만9800원한국 경제는 소위 '피크코리아' 의 기로에 서있다. 산업구조의 고착화로 인한 저성장의 늪, 극단적 인구절벽 현상,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사회적 갈등 등에 경제가 발목을 잡힌지 오래다. 이런 와중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극단적 보호주의와 중국 경제와의 거리두기 등으로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있다.그런데도 우리는 위기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성장시대를 누려온 기성세대는 현실에 안주하고 있고, 미래세대는 절망에 빠져있다. 저자는 경제전문가로서 미래세대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절박감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라고 설명한다.저자는 한국경제호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이념 논쟁을 벗어나지 못하는 리더십 부재'를 꼽는다. 정권때마다 바뀌는 정책기조로는 성장의 주체인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끌어낼수 없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내놓은 발전 전략, 즉 '리빌딩 코리아'는 무엇보다 진보 보수의 진영과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금융과 실물을 포괄하는 종합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를 재도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책에서 미·중 패권 경쟁부터 첨단 디지털 산업 및 기후 기술 경쟁, 에너지 믹스, 저출생 고령화, 지역 소멸 문제, 극단적 이념 갈등 및 리더십 부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가 처한 위기 국면을 진단하고 그 해법을 모색한다.저자의 제안한 핵심 해법은 혁신과 규제 완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전략이다. 첨단 산업, 기후 기술 등 신산업의 생산 시스템은 내생적 성장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같은 노동과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기술 혁신, 규제 완화, 시장 선점 등을 통해 기하급수적으로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자는 사회적 갈등이 극대화된 현재의 상황에서는 성장 산업을 타깃으로 하는 신산업 정책을 중심으로 연구 개발, 교육, 금융 규제 등 제도를 개선하고 노동 연금 재정 등의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이 책의 부제가 '피크코리아 극복을 위한 생산성 주도 성장전략'인 이유이기도 하다.저자는 한국은행에서 경제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통화및 거시경제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2023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업 및 산업계가 직면한 국내외의 다양한 도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